2022/동아리

2022 제2회 HELLO MAKER AWARDS 후기

재엽 2023. 3. 21. 23:22

본 글은 [메이커스페이스 i7 뉴스레터 VOL.6]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연세대학교 메이커스페이스 i7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Y-TOOLS에서 다 같이 출전했던, 2022 제2회 HELLO MAKER AWARDS 대회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Y-TOOLS의 공모전 팀에서는 본 대회에 세 팀으로 나뉘어 참여했습니다. 저희 세 팀은 아이디어를 시각화한 메이커 작품을 출품하는 메이커 작품 부문에 출품하였습니다.

 

 

주제 선정

 

2022년 8월 31일, 본 대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공모전 팀 동아리원이 모두 모여 주제를 선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메이킹 주제가 특정 주제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자유 주제로 만드는 것이 대회의 콘셉트였기에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 보며 브레인스토밍을 해나갔습니다.

그 결과 저희 팀은 다른 두 팀원과 함께 "홍수 예방을 위한 빗물받이 개선체계"를 주제로 하여 작품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 홍수 피해로 떠들썩했었기에 시의성 있는 주제를 골랐습니다.

 

작품 설계

 

9월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갔습니다. 저희의 작품은 폭우 발생 시 하수구에 쓰레기가 쌓여 배수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홍수 피해가 커지게 되는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2010년 강남역 침수 현장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빗물받이가 2/3만 막혀있는 경우도 막히지 않았을 때 비해 침수 면적이 3배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지자체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나, 쓰레기 투기라는 문제에는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따라서 저희의 목표는 환경공학적 관점에서 빗물받이의 구조를 재설계하여 쓰레기가 빗물받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그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설계 회의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저희의 핵심 아이디어는 기울기를 통해 쓰레기 쌓임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의 설계는 크게 덮개부, 분류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덮개부는 저희가 자주 볼 수 있는 기존의 빗물받이의 철망 부분입니다. 기존의 빗물받이의 덮개는 지면과 수평으로 설계되었지만, 저희의 빗물받이는 덮개부에 기울기를 주어 경사로 인해 쓰레기가 덜 쌓이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이처럼 경사가 있다면 차도와 인도 간의 단차를 이어주는 경사로 용도 로도 사용할 수 있기에, 노약자, 장애인 등의 이동권을 위해서도 효용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분류부에는 촘촘한 거름망에 가파른 경사를 주어 빗물과 쓰레기가 자동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거름망에 걸리지 않은 빗물은 아래로 떨어지고, 거름망에 걸리는 빗물은 옆의 별도의 공간으로 떨어지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분류된 쓰레기가 한 지점에 수납되면 관리의 용이성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추가로 각종 센서를 통해 유량/유속 및 쓰레기 포화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를 통해 1차원적으로는 지역 침수 여부 및 쓰레기 수거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 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수집된 데이터를 딥러닝을 비롯한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여 침 수 시기 및 지역 예측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작품 제작

 

설계를 마친 후 10월 5일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10월 10일까지 제출 마감일이었 고, 어쩌다 보니 D-5라는 꽤 급박한 상황에서부터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경사진 덮개부를 3D 모델링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했습니다. 그 후 석쇠판을 잘라 철망을 상단에 부착하였습니다.

사실 저 벽은 3D 프린팅 이후 제거해야하는 서포트인데.. 뽑아놓고보니 어 서포트 예쁜데? 하고 그냥 끝까지 안 떼고 뒀습니다..
정말 하찮게 붙인 철망..

 

그리고 분류부를 만들어야 했는데, 분류부는 투명 아크릴을 통해 상자 형태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5T 아크릴을 레이저 커터로 도면대로 자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여기서 1차 난관이 있었는데, 일러스트레 이터 파일의 도면으로 아크릴을 자르려면 Universal 레이저 커터를 사용해야 하는 데, 약 600 x 300mm의 사이즈가 최대 가공 크기였습니다. 메이커스페이스 i7에 아크릴판이 있는 줄 알고 따로 재료로 구매하지 않았지만, 메이커스페이스에 있던 아크릴판은 그보다 훨씬 큰 아크릴판이었습니다. 작은 아크릴판을 새로 구매할 시간이 없었기에 저희는 큰 아크릴판을 Leges 레이저커터를 통해 600 x 300mm 사이즈로 자르기로 합니다.

 

써본 적이 없는 레이저 커터였지만 다행히 성공적으로 잘 자를 수 있었고, 이제 도면을 따라서 Universal 레이저 커터를 통해 아크릴판을 잘라 하나씩 부품을 만들어갔고, 가 조립까지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 출력된 부품들을 조립했습니다. 분류부에 거름망을 달고, 잘린 아크릴판을 아크릴 본드를 통해 붙였습니다. 그리고 덮개부와 분류부를 결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수위 센서와 초음파 센서를 달았습니다. 그 후 웹 페이지와 센서가 연결된 아두이노가 블루투스 통신을 하도록 하여, 웹 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센서의 값을 그래프로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단 배수구에 3D 프린팅 한 파이프까지 결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2차 난관이 발생합니다.

아크릴 본드를 통해 아크릴 판을 결합했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틈이 없었지만 실제로 물을 부어보고 나니 물이 파이프가 아니라 바닥의 아크릴 사이 틈으로 탈출해 버리는 안타까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이 새어나오는 것을 직관했을 당시의 5초 간 웃음참기 챌린지..

아크릴판을 끼워서 맞추기 전에 실리콘과 같은 것을 틈에 도포해 물이 틈 사이로 새지 않도록 해야 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글루건으로 바깥쪽 틈을 메우는 작업을 하는 데에 쓰게 되었습니다. 완벽히 막지는 못했지만(기울이면 좀 새는 정도), 처음보단 훨씬 덜 새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작품 완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저희는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시연 영상을 촬영하였고, 시연은 물과 비비탄 총알(쓰레기)을 섞어 한꺼번에 빗물받이 위로 쏟는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비비탄 총알을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행히 거름망 덕분에 물과 비비탄 총알이 잘 분류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을 찍은 후 영상 편집과 동시에 출품 신청서를 작성해나갔고, 마감일 오후 11시 30분까 지 보완하다가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편집된 시연 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yFgjdEMi3u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결과

 

출품 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쯤 오후 5시 무렵 한 연락이 왔습니다.

이왜진

무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장난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물어봤지만 다행히 아니였습니다.

11월 12일에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오프라인 시상식이 열려서 11일에 부산까지 KTX를 타고 미리 내려갔습니다. (저는 시상식이 부산에서 열린다는 걸 저 카톡이 온 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12일 시상식 당일, 작품을 전시하면서 다른 팀의 작품 또한 볼 수 있었는데, 다양한 참신한 아이디어의 작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메이킹 활동에 흥미는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 기회에 그러한 두려움을 깨부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 메이킹 분야의 공모전은 이번 경험이 처음이었지만, 좋은 팀원들을 만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듯 합니다. 

 

 

+ 사진들

메이커스페이스 터줏대감 고양이
고양이22
처음 와 본 부산
꼭 먹어야 한다던 낙곱새..
광안리
꽤 귀여운 부산 마스코트 (근데 말도 할 줄 앎..)
시상식 도중 무당벌레 난입
서울 롯데월드도 안 가본 사람의 부산 롯데월드 첫 방문.. 자이언트 스윙은 다시 못 타겠다..